천사의 게임 1, 2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송병선, 민음사
1. 무언가 사건이 터지고 말 것 같은 분위기. 중세 고딕 풍의 분위기가 소설 전반을 내리 누르고 있다. 사폰의 ‘분위기 잡기’글쓰기는 여전하다.
2. 사폰은 ‘바르셀로나’의 작가다. 이스탄불의 파묵과 뉴욕의 폴 오스터와 마찬가지로
3. 작가는 독자를 토끼몰이 하듯 한 곳으로 몬다. 처음에는 감지하지 못할 정도로 차분하게 진행하다가 갑자기! 우르르륵 와아아아아 하면서 마구 한 쪽으로 몰아간다. 2단으로 서서히 움직이다가 갑자기 5단으로 변속한 느낌이다. 숨돌릴 틈 없이 몰아가는 이 토끼몰이꾼의 재주는.. 역시! 라는 감탄사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4. 잊힌 책들의 묘지. 이 곳은 <바람의 그림자>에서부터 내게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온 곳이다. <꿈꾸는 책들의 도시>의 지하세계와 오버랩 되며 하나의 이상향에 버금갈 정도로 다가온다.
5. <바람의 그림자>는 문학과 지성사에서.. <천사의 게임>은 민음사에서 출판했지만 표지는 비슷한 분위기인걸로 봐서 원작의 표지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역시나 분위기 있다. 어떤 바르셀로나 관광 안내서보다 사람을 이끌리게 한다.
6. 다비드가 셈페레 서점에서 처음 얻었던 책.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 끌린다. <닉 혼비 런던스타일 책 읽기>에서도 디킨스의 책 한 권이 열렬히 소개 되었는데…<데이비드 코퍼필드>였다. 어렸을 때 올리버 트위스트를 읽어본 게 전부인데.. 디킨스의 소설. 읽어 봐야겠다.
7. 무엇보다 이 소설은 ‘작가’의 세계를 보여준다. 읽고 쓰는 사람. 하지만 나는 약간 질리고 있다. 현대소설은 너무 읽고 쓰는 사람들 위주다. 누구나 책을 많이 읽고 있던지 단 한 권의 잊지 못할 책을 갖고 있다. 하지만 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 훨씬 많다는 것을 안다. 말의 철학보다 몸의 철학을 구현한 소설이 너무 희소 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니면 그런 책도 많이 있는데 내가 읽지 않은 것인가?
8. 피가 흥건하다. 죽음이 가득하다. 그래서 나는 <바람의 그림자>가 더 좋다.


덧글
에필로그 2009/08/10 15:02 # 답글
댓글을 쓰려고 내리다 맨아래 5개의 댓글이름을 봤더니 5개중 3개가 에필이꺼...;;제가 그렇게 수다쟁이였던가 생각하고 있는 중입니다.^^;
아참, 책도 책이지만 문득 토끼몰이를 하고 싶어졌어요.
어릴땐 어른처럼 놀더니 갈수록 철이 거꾸로 드는지 동서남북으로 겅중겅중 뛰어다니는 일이 땡기네요~ㅋㅋ;
elle 2009/08/10 22:24 # 답글
ㅎㅎㅎ...전 dreamout님의 리뷰도 좋지만에필님 댓글 읽는 재미도 더불어 즐기는데요? ㅎㅎㅎ
전 토끼몰이에서 갑자기 다람쥐를 쫓던 아프리카 표범 생각이 났어요^^
2009/09/04 00:10 #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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